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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놀이가 되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은 생각

HR 업의 본질


류랑도의 성과 Performance

 동일본철도는 일본 철도사업을 전담하던 국영기업 JNR(Japan National Rail)이 1987년 민영화되면서 6개 회사로 분할될 때 그 중 하나로 시작된 회사이다. 정부의 보호 아래 온실 속 화초와 같았던 동일본철도는 갑자기 다른 회사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어떤 사업에 어떻게 진출해 성과를 거둬야 할지 쉽게 방향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때 동일본철도는 철도사업이라는 ‘하고 있는 일’의 한계에서 벗어나 ‘우리 회사가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하는 업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이를 통해 단순한 운송업을 뛰어넘어 ‘믿을 만한 삶의 방식을 창조하는 종합 서비스’라는 개념으로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를 확장한 동일본철도는 기존의 철도와 함께 여행, 숙박, 쇼핑, 출판, 광고, 레저, 보험 등 철도와 연관되면서도 확장한 업의 본질에 적합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업의 본질이란 고객에게 궁극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를 의미한다. 업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는 일은 비단 회사뿐만 아니라 회사 내의 부서, 나아가 개인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는 회사 차원으로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개인 차원으로는 반짝 스타가 아니라 한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따라서 회사의 지속가능 경영을 돕고 나아가 HR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자 하는 HR 담당자들 역시 HR이라는 업의 본질을 정확히 깨달아야 한다.
업의 본질은 ‘우리가 왜 이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가’에 관한 대답, 다시 말해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통해 정확히 깨달을 수 있다. 우리 HR 부서는 왜 HR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가? 우리가 우리의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통해 HR 업의 본질을 깨닫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HR 부서의 고객은 누구일까? 첫째로 회사의 현업 부서장들이 HR의 직접적이고 일차적인 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 HR 부서는 다양한 기능을 각각 책임지고 있는 부서장들이 회사 전체의 비전 달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여 원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현업 부서장들의 성과는 곧 회사 전체의 성과이자 HR의 성과라는 사실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둘째로 회사의 CEO를 포함한 최고경영진 역시 HR 부서의 중요한 고객이다. HR 부서는 이들이 회사의 미래 비전을 설정하고 달성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회사의 업의 본질을 깨달아 회사가 제공하여 고객이 누리게 되는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을 정확히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업 부서장과 CEO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 구성원 전체가 HR 부서의 간접 고객이 된다. HR 부서는 이 제도적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에 대해서도 항상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하고 있는 일이나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이루고 싶은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업의 본질을 정확히 깨닫는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각자 현재 하는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의 수준을 넘어 HR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생각해보라. 경력사원 채용이나 지도력 다면 진단 인사정보 시스템 정비나 우수인재 확보방안과 같은 업무나 전략이 아니라 현업 부서장에게, 최고경영진에게,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HR을 통해 궁극적으로 제공하고 싶은 가치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라.
모든 사람과 조직은 기쁨은 늘리고 슬픔은 줄여 행복해지고자 하는 가치를 똑같이 추구하기 때문에 모든 일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행복과 세상의 행복을 연결하는 것을 본질로 한다. 따라서 HR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업의 본질은 HR의 고객들인 구성원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일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HR이란 업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깨닫기 위해서는 고객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회사가 고객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행복을 위해 회사에 다니는 구성원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가치 지향적 고민이 지속하여야 한다.

HR 부서는 직접 고객인 현업 부서장과 최고경영진뿐만 아니라 간접 고객인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각자 업의 본질을 인식하여 이를 달성하기 임무와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 구성원이 일을 통해 얻는 성과를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으려면 자신이 하는 일이 바로 행복이라는 업의 본질을 위한 것임을 깨닫고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HR 부서는 구성원 모두가 원하는 성과를 창출하여 보람을 느끼도록 도와야 한다. 구성원들이 행복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일을 한다고 해도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HR 부서는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이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여 그들이 원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나아가 HR 부서는 행복한 조직을 만들어 구성원들이 조직을 통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이 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과정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근무환경과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업의 본질을 깨닫기 위한 이 세 가지 질문을 통해 하고 있는 일이나 해야 할 일 수준을 뛰어넘어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지속해서 고민해야 한다.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HR 부서가 먼저 HR이라는 업의 본질을 깨닫고 HR의 고객들이 각자의 업의 본질을 고민해 그에 맞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 나아가 이를 통해 회사를 원하는 성과를 내는 행복한 조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HR의 업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