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전문성과 행복의 비결

서초동에 있는 아내의 사무실.

청소년 교육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아내의 자리는 언제나 청소년 진로나 가치관, 그리고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서적으로 늘 가득하다. 아내는 청소년 가치관과 관련된 교육 과정을 기획하고 커리큘럼을 만들며 이를 사회적으로 전파하기 위한 의미있는 일들을 하고 있다. 아내나 나나 서로 대상은 다르지만 교육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수시로 관련 서적을 구입하고 탐독하는 것은 창작을 위한 필수적인 노력이자 소소한 즐거움이다. 아내의 사무실에 올 때 마다 좋은 책을 추천받기도 하고, 도전을 받는다. 

생각해보면 회사에서의 내 자리에도 몇권의 책이 놓여있지만 그것을 평소에 잘 보거나 활용하는 편은 아니다. 스티브잡스 전기나 모바일 트렌드, 기획서 작성법과 같은 책들이 있는데 그저 IT회사에서 일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책상 한쪽 공간의 인테리어랄까.

현재 보고 있는 책이 늘 있긴 하지만, 집에 있는 책상에나 현재 읽고 있는 책들은 그 이름들의 의미를 유지하고 있을 뿐, 회사의 내가 일하는 책상에 관련 서적들을 쌓아두고 그때그때 마다 펼쳐보며 과정 개발이나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고민해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깨어있어야 하겠다란 생각이 많이 든다. 

늘 정신적으로 깨어있어야 일상을 낯설게 볼 수 있고, 단순한 일상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며 감사함을 알게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창조하려면 기존의 것에 대해서 고민하고 다른 가치와 연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발상은 깨어있지 않으면 나오기가 힘들다.  

요새 늘상 머리속에 있는 키워드 중의 하나는 '전문성'인데 

이를 삶의 방식으로 연결해보면 '어떻게하면 좀 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삶이 심플해질 수 있을까'하는 문제이다. 가능하다면 삶이 조금 더 심플해졌으면 좋겠다. 

얼마전, 만화가 허영만 화백의 전시회를 다녀왔는데, 

그가 그린 하루 일과는 '만화 창작'이라는 목적을 가진 심플한 라이프 였다.  

 

그가 밝힌 창작의 비밀은 "한결같은 시간"이라고 했으니,

어찌보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단순한 일상을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살아내는 '일상의 습관성'이 그가 이야기하는 창작의 비밀이 아닐까 싶다. 

요새 감사하게도, 참 일도 많고 불러주는 데도 많다. 

회사에서 새로 런칭한 서비스 교육은 매일매일 새로운 이슈가 떨어지면서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고 있고, 조직 안에서 교육과 성장의 측면에서 구성원들을 판단하기 위한 과제를 맡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인생2막을 위한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는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의미있는 결과물을 위해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고, 가족 콘텐츠로서 곧 재미있는 일도 구상중이다. 

최근에 아버지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예전부터 우리집 가훈은 '늘 최선을 다하자' 였는데,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것이 최근에 생겼다. 바로 '그리운 사람이 되자'이다"

그리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실력이 그 필요충분 조건이 될 수는 없다. 

어쩌면 한 사람이 그립다는 것은 그 사람이 긍정적인 영향력을 갖추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실력뿐만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긍정 마인드, 끈기, 인내심, 사람을 포용하는 리더십, 온유함, 공감력....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결국 누군가에게 그리운 대상이 된다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그 대상이 그리운 이로부터 '사랑'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 

분주함으로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잊지말고, 

늘상 감사함으로 '사랑에 반응하는 삶'을 살기 위해 깨어있어야 겠다.

감사와 겸손함을 통해 먼저 그리운 사람이 될 것.  

그리고 일상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삶을 살아내는 습관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낼 것. 

삶의 주도성을 확보하고 이후에는 목적에 맞게 단순화 하여, 일상에서 깨어있음을 유지할 것. 

지금 시점에서 내가 삶의 행복을 찾는 비결,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은 이렇게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