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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gave me a reason

목적이 이끄는 삶에 대한 반추(反芻)

이 블로그의 이름은 'Purpose Driven Life' 즉, '목적이 이끄는 삶'이다.


싸이월드 시절 부터 내 홈피의 주제를 이루고 있던 '목적'이라는 단어는 신앙과 맞물려, 

지금까지 인생에서 내가 선택하는 모든 가치의 명분을 부여하는 근거가 되었고, 

일상에서 더욱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동기가 되었다.

사람에겐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난 큰 이유와 목적이 있고,

스스로 그것을 발견하여 그에 맞는 각각의 역할을 통해 인생을 설계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삶의 방식은

스무 살 이후 결혼하기 직전까지, 한국에서 홀로 살아내야 했던 내가 부여잡을 수 밖에 없는 강력한 삶의 생존 방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목적'이라는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이었나? 

그 동안 내 삶의 목적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는 삶'으로 이해하였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내가 이 땅에 태어났으며 그분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단단하게 받아들였고, 

비록 매 순간 그렇게 살지는 못했으나, 지금까지 삶의 어려움과 역경 안에 있을 때 마다 그 분이 이미 계획하신 환경으로 만들어달라고, 

그 안에서 내가 영광돌릴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곤 하였다.


그럴 때 마다, 나는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제게 이런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 주님의 뜻대로 원만하게 잘 해결해주세요.'

'하나님, 제가 이런 고민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제가 주님이 주신 지혜로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세요.'

너무나 감사하게도 이런 기도를 올려드릴 때 마다, 

당시에는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이라고 생각되었던 것들도, 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보면 내겐 늘 감사의 이유가 되었다.


오늘 하나님은 내게 ' 네 삶의 목적의 기준은 무엇이냐?'라고 물으셨다.

이 말은 즉 '니가 선택하는 모든 것에 과연 내가 있느냐' 라는 물음이다. 

내 삶의 슬로건 이자 가장 큰 동기부여 였던  '목적에 이끄는 삶'의 중심에 과연 하나님이 있었던가. 


내 삶의 목적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이라고 주장하였지만, 

대부분의 경우 내가 목적이라고 이야기 했던 것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보기 좋은 그림을 가지고와 나의 욕구와 의를 내세운 이기심 이었다. 

이미 내가 생각하는 결과를 그려 놓고, 이것이 하나님의 계획과 뜻이 맞는지 확인시켜달라는 어린 아이의 응석이었다.

'하나님, 제가 갈림길에 서 있는데, 저는 이런 결과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가 하나님의 뜻이 맞는지 확인시켜주세요' 

'하나님, 저는 이 일을 반드시 하고 싶습니다.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세요' 

내가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서, 내가 최선 이라고 생각하는 선택과 결과가 하나님의 뜻 임을 알게 해달라고, 

그 선택과 결과 안에서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하게 해달라고 간구하는 것이 내가 그 동안 해왔던 기도의 방식이었고, 내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수준 이었다.


물론, 이렇게 나의 상황을 하나님께 고백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주님께 구하는 것이 반드시 틀리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을 깊이 알지 못하고, 그 분의 뜻을 구하는 것에 게을렀기에 진정으로 하나님의 뜻 안에서 나의 목적을 구하는 것에 서툴렀다.  

하나님은 나 보다 훨씬 더 많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나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인데, 

나의 수준으로 그 분의 능력과 뜻을 가늠하려고 했던 것이 그 동안 어린 믿음과 미숙한 신앙을 가진 나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수 년간 내 인생의 목적은 '성장'이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서는 내가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고, 

내가 성장하면서 남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게 주어진 소명이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어떤 자리에서 성장하지 못하면 그 안에서 스스로 동기부여를 잃었고 지치게 되었다. 

첫 직장에서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였을 때나, 이전 직장에서 퇴사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정체되고 있는 나의 모습에 대한 두려움과 성장에 대한 욕구 때문이었다. 

그만큼 성장은 내 삶의 우선 되는 가장 중요한 가치 였고,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역할과 정체성을 규정해주는 속성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오늘 하나님은, 니가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그 목적-  '성장' 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 기준이 무엇이냐? 그 안에 과연 내가 있느냐?'라고 물으신다.


나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서 '성장' 하길 원했다.

그래서 '성장' 이라는 목적 의식과 욕구에 대해 한시도 의심해 본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성장은 늘 옳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많은 단체와 개인들도 성장은 늘 옳은 것으로 여기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성장을 위해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고, 10년 목표, 5년 목표를 세운 후에, 1년 단위의 목표, 그 달의 목표, 그리고 일주일, 하루의 목표를 세우는 훈련을 하기도 한다. 


성장의 기준은 무엇인가?

일과 관계를 통해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이 확장되면 그것이 성장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 성장을 하기 위해 새해가 되면 그 해의 목표를 세우고, 매일 그 날의 목표를 세워 스스로를 독려하였다. 

매일 그 날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거나, 꼭 해야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자책을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하나님은 성장의 기준이 우리가 하는 일이나 결과에 있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하나님 스스로가 성장의 기준이 되시길 원하신다. 

성장은 나의 지경이 확대되고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 당신을 알아가는 것'이 성장이라고 이야기 하신다. 


아이가 100점 짜리 성적표를 받아오면 부모는 기뻐한다.

사실 부모가 기뻐하는 이유는 100점 짜리 성적표가 아니라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아이의 노력이 예뻐서 그 모습이 기쁜 것일 것이다.

설령 그 점수가 70점 이든, 60점 이든 점수 자체가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가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또는 부모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그 과정 속에서 더 큰 기쁨을 누리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이런 부모의 마음을 안다면 

자녀는 60점을 맞든, 70점을 맞든 반드시 해야하는 일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또는 원하는 결과물을 어디 못했다고 해서 불안하거나 초조해 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마음의 평안함을 가질 수 있다. 


하나님의 마음도 부모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내가 일년 만에 얼만큼 성장했는지,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성장을 거두었는지 그것이 부모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가 부모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을 한 것이 성장의 결과 보다 부모에게 더 큰 기쁨 이듯,

하나님은 우리가 열심으로 거둔 결과 보다 열심의 과정 자체를 기쁘게 여기실 것이다.

왜냐하면 노력하는 아이의 마음과 그 목적을 아시기 때문이다.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한 아이의 노력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그저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열심을 보이는 것, 그 뿐이면 충분하다.  


열심이라는 것이 나의 기준이 아니라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함 이라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우리 엄마, 아빠가 어떻게 하면 기뻐하시지? 그걸 알아 내는 것,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면, 그 분이 기뻐하시는 것을 알아내는 것, 

진정한 목적의 탐색은 실은 여기에서 출발을 했어야 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오직, 그분 안에 거하는 것이다. 

그 분 안에 거하는 것, 오직 그 뿐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부모 안에 거하는 것 뿐이다. 

자녀가 건강하게 자라고, 잘되길 바라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내 자녀가 부모의 사랑 안에서 벗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우선 일 것이다. 


결국 자녀로서 우리는, 그 분의 사랑안에 거하며 그 사랑을 경험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럼 그저 그 분의 사랑안에 거하면 인생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을까?


하나님의 사랑안에 거하는 것이 충분 조건이라면

사랑을 삶 속으로 드러내는 것은 필요 조건 이라고 할 수 있다.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라고 해도 그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변치 않는다. 

부모의 사랑 안에 거하고 있는 자라고 하여 그의 목적이 온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목적이 온전해 지기 위해서는 그 목적이 온전한 삶으로 드러나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 분의 사랑 안에 거하면서, 사랑을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사랑 안에 거하면서, 사랑을 완벽하게 경험하고, 우리가 경험한 놀라운 사랑에 감동하며, 그 감동을 삶 속에서 나누고 실천해야 삶의 목적은 비로소 온전해진다.


지금껏 나는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필요한 것을 달라고 

그리고 그것이 (사실 나의 의 이자 욕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려달라고 기도를 해왔다. 


이제 나의 기도는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하나님 사실 저는 이것 밖에 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인간적인 마음으로 이런 결과가 주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무엇보다 하나님이 주시는 대로 그 결과를 잘 받길 원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려고 할 때 제가 그것을 잘 받지 못할까봐 그것이 두렵습니다. 주실 것을 잘 받기 위해 준비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제가 하나님이 제게 주실 것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온전하게 준비되어지길 원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두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든 내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고 이를 삶 속으로 드러낼 수 있는 의지와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그분의 사랑안에 거하면서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결과나 기회를 두고 하나님이 이를 선물로 줄 것을 간청할 것이 아니라, 

먼저, 내가 충분히 목적에 맞는 삶을 살아낼 수 있도록 하는 의지와 용기를 갖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을 알아가면서 겪는 놀라운 것은, 

하나님을 구하게 되면, 나를 이해하게 되는 성숙의 과정을 경험하게 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성장의 과정도 경험하게 된다.

진정한 성장의 과정은 하나님을 알게 될 때 찾아오는 놀라운 선물인 것이다.

하나님께 목적을 둔 삶의 최고의 선물은 '자유함'이다.

최고의 자유는 바로 '판단으로부터의 자유' 이다.  이런 자유함을 선물 받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평안함을 얻을 수 있다.


오늘 나는 하나님이 주신 평안함의 선물을 받았다. 

하지만 어리석고 약한 인간이기에 당장 내일, 

이 선물을 받았다는 것을 잊고 또 다시 스스로 세워놓은 가치에 빠져 마음이 상하고 조급해질지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 세상 일에 쫓기고 일상이 분주해 지면 나의 열심 자체가 목적이 되는 성과주의에 빠질지 모르는 일이다.   


진정으로 흔들리지 않는 목적이 이끄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 내가 해야할 일은 그저,  

매 순간 내 삶의 목적을 그 분을 알아가는 일에 세워 두는 것,  

그 분을 알기 위해 매일 매일 귀를 기울이는 것, 

이미 내게 주신 놀라운 보물들을 발견해 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  


어느 때 일지 모르지만, 내게 주신 기회와 환경을 내가 온전히 감당해 낼 수 있게 준비될 수 있도록, 

나의 삶이 그 분의 사랑을 완벽하게 경험하는 예배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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