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이 놀이가 되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은 생각

한국에이온휴잇(AonHewitt) 박경미 대표


3/26(월)에 한양리더십센터가 주최하는 '드림 콘서트' 비전특강 강사로
AonHewitt의 '박경미 대표'가 초청되었다.

작년에,회사에 재직 중일 때에도 AonHewitt 특강이 있었는데, 글로벌 HR 동향에 대한 영어 강의여서
당시 내용 이해에 상당히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에는 아쉽게도 대표님의 강의는 들을 수 없었는데, 
이번 비전특강을 통해 대표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리더십센터 연구원으로서 기획하고 진행해야 하는 첫 프로젝트. 
아직 행사를 경험해보지 못해 전체적인 큰 그림이 머리속에 잡히진 않았지만,
회사에서 경험하였던 것을 바탕으로 하여 프로답게 멋진 출발을 하고 싶다.






“컨설팅업계 첫 여성 CEO라는 중책을 맡았던 게 2004년이었습니다. 기업 인사담당자에서 좀 더 현장을 느껴보자 해서 컨설턴트로 변신한 도전이 결실을 본 거죠. 이후 도전 과제는 계속되네요. 휴잇 본사가 국외 증시에 상장하면서 한국지사 역시 연 단위 실적 보고를 월 단위 보고 체제로 바꿔야 했을 때도 그랬고요. 이번엔 에이온과 휴잇이 합병하면서 또 한 번 통합법인의 CEO로서 활동해야 하니 어깨가 무겁습니다.”

박경미 한국에이온휴잇 대표의 첫마디는 이처럼 비장(?)했다. 그의 설명대로 본사 차원에서 일어난 변화의 바람이 한국지사에까지 불어닥쳤기 때문. 휴잇어소시엇츠 한국지사장으로 일하던 박경미 대표는 이후 초대 한국에이온휴잇 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부담스러울 듯하지만 그는 변화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대표적인 게 스타일 변화다. 그간 ‘박경미 대표’ 하면 ‘서류가방을 든 정장 차림’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그는 서류가방 대신 백팩을,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을 즐기는 신세대 CEO로 변신 중이다.

“두 회사 스타일이 다른데 합병 후 이걸 어떻게 화학적으로 통합시켜야 할지 고민되더라고요. 그간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합병,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후 조직통합 작업 등 외부 업체들의 합병 후 조직통합 컨설팅을 전문으로 해왔어요. 그런데 그게 정작 제가 그 대상자가 되고 보니 당혹스러운 면이 많았어요. 우선 저부터 변하자 싶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걸 많이 시도해보는 중이에요.”

사실 에이온의 고객군에는 중소기업이, 휴잇 쪽에는 대기업이 많다. 또 에이온은 기업 단체보험 중개 서비스, 직원 복리후생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휴잇은 인사, 조직관리, 직원성과몰입도 부문에서 특화돼 있다. 박 대표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두 회사가 합쳐졌을 때 ‘1+1=3’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종전 휴잇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40개국 120개 지사 정도였는데 이번 합병으로 90개국 500개 지사 체제가 됐어요. 6~7년 전부터 한국기업들의 국외 진출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파트너가 많은 에이온휴잇이 효과적인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고객들에 다가가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제게 새로운 영역이지만 기업 단체보험 서비스를 종전 휴잇 고객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겠다 싶어요. 이처럼 시너지효과가 뚜렷해요.”

더불어 최근 그는 HR업계의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기업에도 ‘CDO(Chief Diversity Officer)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시도다. CDO란 기업들이 점점 덩치가 커지고 국외로 사업영역이 확장되면서 조직 내 인종, 문화, 종교 등이 다른 사람들이 섞이게 되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조율해 업무성과로 이어지게 만드는 최고결정권자를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 중 일부는 이런 직책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 최근 그가 번역한 ‘포용의 시대가 온다’ 역시 이를 화두로 삼는 책이다.

“기업 내 여성, 외국인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이들이 제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에 이들의 다양성을 반영해야 될 시점입니다. CDO의 역할이 새삼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겁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84호(10.12.08일자) 기사입니다]



"아는 게 많아질수록 그에 비례해 모르는 것도 많아집니다. 알면 알수록 궁금증이 더하고 그래서 더 배우려 들게 마련이죠. 잘 모르는 사람이 다 안다며 부끄러운 줄 모르고 떠드는 겁니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아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듯이 겸손해지죠.”박경미(47) 에이온휴잇 한국지사 대표는 “스스로 물어봐 모르는 게 많지 않다면 아마 아는 게 많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는 게 적은 사람들이 그래서 종종 자만이라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리라. 그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대학 은사인 유종호 전 이화여대 영문과 교수다.

1학년 첫 시간 유 교수는 칠판에 커다랗게 원을 그렸다. 원 안엔 원의 면적 공식(πr²)을, 원 주변엔 원둘레 공식(2πr)을 적었다.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배운 대로 원이 커질수록 원의 둘레도 길어진다. 원이 커지면 반지름(r)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원안에다 ‘아는 것’, 원의 둘레에다 ‘모르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고 나서 “아는 게 많아지면 그만큼 모르는 것도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재미있어 했다. 감수성이 예민했던 박 대표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지식사회로 갈수록 지식의 수명이 짧아지고 지식 자체가 모호해집니다. 그래서 사회에 나와서도 공부를 하게 되고 회사는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을 시키죠. 제가 몸담고 있는 기업은 계속 연구를 해야 하는 인사(HR) 컨설팅 회사라 직원들에게 이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이 이야기는 또 구직을 하는 사람들에게 팁이 됩니다. 구직 면접 때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사람은 상대방에게 대체로 호감을 주지 못합니다. 면접관이 물을 때 즉답을 하기보다 간격을 두고 진지하게 답하는 사람이 좋은 인상을 주죠. 생각을 해 보고 말해야 더 유연하게 답변할 수 있기도 하고요.”

특강 때도 이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는다는 그에게 구직에 대한 노하우를 구했다.“회사도 사람을 고르지만 구직자도 회사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내가 이 회사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열심히 일하면 나를 인정하고 성공시켜 줄 회사인지 따져 보라는 겁니다.”그 역시 첫 직장을 선택할 때 우를 범했다. 나름대로 괜찮은 회사였지만 여성은 뚫을 수 없는 유리천장이 있었다. 그 회사를 떠나 정착한 새 직장의 사장이 하는 말을 듣고서야 ‘잘못된 만남’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동안 잘못된 곳에서 열심히 일하셨군요!” 나를 성공시켜줄 회사는 어떻게 알 수 있나? “언로가 트여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회사라야 합니다. 권위적인 회사는 직원들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사무실의 구조는 권위주의의 정도를 측정하는 한 척도죠. 혼자 쓰는 방과 칸막이가 적고 공간이 열려 있는 조직일수록 권위적이지 않습니다. 외국 기업들이 경영자로 하여금 문을 열어놓게 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요.”



‘0.1% 인재’ 박경미 휴잇 한국지사 대표 인터뷰

위기 있으면 있는 대로 전달, 고객-직원들과 신뢰 높이 쌓아
항상 기대보다 조금 더 나아가는 ‘엑스트라 마일스’ 정신으로 업무

국내 굴지의 생명보험회사에서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한 프레젠테이션(PT) 자리. 대형 글로벌 컨설팅사의 임원 5명이 나란히 PT를 했다. 4명은 남성, 1명은 여성이었다. 이들은 그야말로 피 튀기게 경쟁했다. PT가 끝난 뒤 고객사 임원이 여성에게 물었다.

“이런 프로젝트 해본 적 있습니까?”

“없습니다.”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앞서 발표한 남성 4명은 한결같이 ‘다 해봤다’는 말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침착한 목소리로 “솔직히 이런 프로젝트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론 비슷한 유형의 다른 프로젝트를 해본 적은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회사 내 역량을 모두 동원해서 잘해내고 싶습니다”라고 나긋나긋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이런 솔직함은 강력한 무기가 됐고 결국 여성이 해당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여성은 휴잇어소시엇츠(이하 휴잇) 한국지사의 박경미 대표(47)다.

 

정글과 다름없는 컨설팅업계에서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드물다. 하지만 그는 인사관리(HR) 컨설팅 업무를 시작한 지 단 4년 만에 대표 자리에 올랐다. 특히 2008년에는 휴잇 각국 2만3000여 명의 임직원 중 30여 명에 불과한 ‘글로벌 프린서플’(글로벌 파트너에 해당)이 됐다. 휴잇 상위 0.1%대의 인재가 된 셈이다. 박 대표는 “여성 리더들은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 많다”며 “여성 리더십의 원천은 솔직함이다. 단 실력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로 휴잇 한국지사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 전문은 DBR 52호(3월 1일자)에 실려 있다.

―초단기간에 대표로 승진한 걸 보면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을 것 같습니다. 비결이 뭡니까.
“항상 기대보다 조금 더 나아갔습니다. 이른바 ‘엑스트라 마일스(Extra Miles·추가 거리)’를 염두에 뒀습니다. 맡은 것만 하지 않고 맡지 않은 것도 했습니다. 걸출한 인재가 많은 컨설팅업계에서 맡은 일만 잘하는 사람들은 이미 넘쳐나니까요. 실제로 대표가 되니 일을 더 하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확연하게 구분이 되더군요. 열정을 가진 사람이 당연히 돋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많은 직장인들은 업무에 열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적합한 직장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휴잇이 세 번째 직장입니다. 휴잇에서 동료들이 일하는 방식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다들 욕심이 굉장히 많습니다. 게다가 실력 있는 공부벌레들이었지요. ‘후진국의 부자는 자신의 정원이 동네 공원보다 좋다. 선진국에 있는 부자는 자신의 정원보다 동네 공원이 훨씬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정원이 개인의 실력이라면 동네 공원은 기업의 근무 환경을 뜻합니다. 후진국 회사에서는 동료들에게 배울 점을 찾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이런 회사에서는 생활하기 힘들겠지요. 자신보다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훌륭한 동료들이 있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전공도 영문학인 데다 사회생활을 시작할 당시 업무도 인사관리가 아니었습니다. 인사 컨설팅을 하며 좌절한 적은 없었습니까.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해 혼자 뒤처지는 것 같고,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질 때가 있었지요. 이럴 때마다 대학 은사님이 말씀하셨던 ‘파이아르제곱(πr²·r은 원의 반지름)론’을 되새겼습니다. 원의 면적은 πr²이지요. 이게 자신이 아는 것을 뜻합니다. 원의 둘레인 2πr는 자신이 모르는 것입니다. 원의 면적이 커질수록 원의 둘레도 길어집니다. 모르는 게 많을수록 내가 알고 있는 게 많아졌다는 뜻이지요. 실력 있는 동료들로부터 더 많이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했습니다. 고객도 컨설턴트 못지않게 유능했고요. ‘까다로운 고객이 좋은 컨설턴트를 키워낸다’는 말도 있습니다.”

―여성 임원들의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외유내강입니다. 과거 성공한 여성들은 남성적인 면이 강한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요새 여성 임원들은 겉으로는 평범하고 부드러워 보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여느 남성 못지않게 전문적이고 정신력도 강인합니다.”

―외유내강의 무기는 무엇입니까.

“솔직함입니다(그는 생명보험사에서 솔직한 태도로 프로젝트를 따낸 일화를 소개했다).”

―사내에서도 솔직함으로 일관하셨나요.

“물론입니다. 위기가 있으면, 직원들에게 그대로 얘기해줍니다. 경영실적은 물론 개인적인 사항까지도 공유합니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해서 쉽지 않지만 직원들에게 책임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또 직원을 부하가 아닌 동료로 여깁니다. 예를 들어 리더십 다면 평가를 실시한 뒤 각자 개선해야 할 행동 목록을 직원들과 교환했습니다. 저는 평가에서 경쟁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지적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목록을 몇몇 직원에게 전달하고, 매달 한 차례씩 아침 식사를 하면서 점검을 받고 있습니다.”

―여성 리더가 더 많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팅업계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다는 여성의 특성은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사를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또 여성은 컨설팅 결과를 고객사에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컨설턴트가 주도적으로 정답을 주려다 보면 역효과가 납니다. 고객 스스로 컨설팅 결과를 받아들이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박경미 대표는
1986년 이화여대 영문학과 졸업
2000년 휴잇어소시엇츠 한국지사 입사
2004년 휴잇어소시엇츠 한국지사 대표
2008년 휴잇어소시엇츠 글로벌 프린서플(Global Principal)
2008년 주한외국기업경영자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