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이 놀이가 되다 /학습과 조직에 대한 통찰

경영혁신의 대표 기업

 

게리 해멀이 경영의 미래에서 언급한 경영혁신의 대표 기업.

 

이는 곧 드라이브 3.0 이며, 자아실현과 성장이며, 인간에 대한 근본적 믿음으로 인한 창조성 이며,

Y이론이고, 고차원적 욕구의 충족이자, 자율성과 통제의 공존이다.

 

 

1. 홀푸드 : 미국 유기농 슈퍼마켓

   (http://www.wholefoodsmarket.com/)

 

2. 고어 : 고성능 패브릭 및 산업, 섬유 기업

   (http://www.gore.com/ko_kr/)

 

3. 구글 : 인터넷 검색 기업

  (http://www.google.co.kr/intl/ko/about/company/)

 

4. 셈코 : 브라질 산업기기 제조 기업

  (http://www.semco.com.br/en/default.asp)

 

 


 

 

[꿈의 직장] 혁신·창조 시대…행복한 기업이 강하다

전문가 기고, 해외 사례와 시사점


글로벌 금융 위기 지속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미래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기업, 행복한 직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대량생산 중심일 때는 어떻게든 값싸게 많이 만드는 것이 미덕이었고 우리 기업들의 핵심 역량 역시 동질성과 효율성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새롭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생존 자체가 어려운 환경으로 바뀌어 감에 따라 혁신·창의·다양성 등의 중요성이 훨씬 더 커진 때문이다.

기업이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자본이나 노동력과 같은 생산요소 투입을 늘림으로써 한계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사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이런 접근이 효과를 발휘하지만 생산이 늘어날수록 각 요소의 한계 생산성은 체감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설비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하는 것보다 생산함수, 즉 생산 방식 자체를 새롭게 설정함으로써 총요소생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한계 생산성이 줄어드는 요소 투입과 달리 생산함수의 변화는 체감 효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최종 산출물의 가치 제고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한다거나 설비와 노동력의 활용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아이디어 등이 좋은 예다.


‘행복한 기업’ 역시 이런 노력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사고와 자발적 열정이 필수적인데, 이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먼저 행복과 만족감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행복한 일터는 해당 기업의 보상 경쟁력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보상 경쟁력은 임금·후생복리제도 등 구성원들에게 제공되는 보상 측면에서 한 기업과 경쟁 기업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 단기적으로 이직 등을 고려하지 않고 업무에 몰입함으로써 성과 창출이 개선되고 장기적으로도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하는데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일터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자긍심은 돈으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요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물론 기업들이 이와 같은 ‘보상’을 설계할 때 예산 제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하면 구성원들이 원해서 시행한 제도가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비용을 증가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보다 앞서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데 성공한 해외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해 볼만하다.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를 선물한 회사, 셈코(Semco)

구성원들의 행복과 만족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기업을 소개할 때 일본의 미라이공업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업체가 브라질의 ‘셈코’다. 셈코는 선박용 펌프제조로부터 시작해 지금은 하이테크와 서비스 분야까지 아우르는 기업이다. 1994년 연매출 3500만 달러에서 2003년 2억1200만 달러로 고속 성장했고 지금도 매년 30%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

셈코의 특징적인 제도 중 한 가지는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에 대한 선택권을 준다는 점이다. 우중충한 일요일에는 차라리 일하고 화창한 월요일에는 해변에서 여유를 즐긴다거나 자녀의 등교나 하교를 돕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셈코의 퇴직 프로그램(Retire-a-Little)도 이름처럼 재미있는 제도다. 사람의 체력은 20대와 30대가 정점인 반면 60세 전후가 되면 급격하게 저하된다. 반면 일반적으로 경제적 능력과 시간은 50~60세 무렵으로 갈수록 많아지고 20대와 30대에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결론적으로, 건강할 때는 시간과 돈이 부족하고 시간과 돈이 여유가 생길 때에는 체력이 따라주지 못하는 슬픈 상황이 된다. 셈코 직원들은 1주일 중 한나절 정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 퇴직 시간을 미리 구매해 젊은 시절에 하고 싶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수입은 다소 줄지만 직원은 회사와 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이 밖에 자신이 선택한 근무시간에 맞춰 급여를 스스로 정한다거나(Up-and-Down Pay), 시니어 멤버가 돌아가며 사장을 맡는다는 점도 독특하다.



관리자로부터의 자유를 선물한 회사, 고어(W.L. Gore & associates)

우리에게는 고어텍스라는 기능성 의류로 잘 알려진 미국의 고어는 1958년에 설립돼 2010년 기준 매출액 26억 달러, 직원 수 9000명, 전 세계 30여 개국에 50여 개 공장을 가동 중인 기업이다. 이렇게 규모가 크고 바쁘게 돌아가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고어에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 없다. 단지 옆에서 후원해 주는 스폰서만 있을 뿐이다. 공식 직함을 가진 직원은 사장과 재무담당 임원 딱 두 사람뿐이며, 그마저도 외부와의 관계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든 자리다. 사장 선임권도 직원들이 갖는다.

고어의 성공 비결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누군가 앞서서 끌어가는 시스템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각자 가진 자신의 경험과 지식·재능·헌신 등을 서로에게 선물하고 서로의 요청에 화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처럼 상사가 없다 보니 고어의 모든 직원은 무슨 일을 할지 스스로 정해야 한다. 신입 사원들은 적응하는 데 몇 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31년 이상 연속 흑자 기록에 1969년에 600만 달러이던 매출이 1990년에 6억6000만 달러로 증가하면서도 부채 하나 없이 성장을 지속해 왔다. 그리고 포천지가 발표하는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에 매년 선정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홀푸드마켓 직원들에게는 많은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권이 주어진다.


권한과 책임을 선물한 회사,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

그러나 아무리 독특한 경영 방식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고객들로부터 지지와 선택을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이런 점에서 미국 텍사스의 유기농 식품 전문 유통업체 ‘홀푸드마켓’을 참고할만하다.

이 회사는 1980년에 설립된 이후 매년 27%씩 성장해 2010년 기준 매출액 90억 달러, 직원 수 5800여 명, 북미와 영국에 30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1년 10개에 불과하던 점포 수는 2011년 현재 306개로 늘었다. 매장 수의 증가와 함께 점포당 매출도 2010년 7.1% 늘어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홀푸드마켓이 이와 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건강 지향적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홀푸드마켓 자체의 남다른 경영 노력도 큰 몫을 했다. 홀푸드마켓의 직원들은 대부분 스톡옵션과 성과급을 받을 뿐만 아니라 매장별로 많은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권을 갖는다. 또한 봉사 활동을 위해 연간 20시간 이상의 유급휴가를 가질 수 있다.

고정관념에 도전하라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일선 직원이 매장에 어떤 제품을 들여놓을지 스스로 결정하고 그 성과에 대한 평가는 각 팀 단위로 노동 시간당 이윤을 기준으로 측정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다음 달의 급여가 차등 지급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업무에 대한 압력이 상사가 아니라 동료에게서 오며 신규 채용에 대해서도 기존 직원들이 동의해야 된다. 신입 채용 대상자가 한 달 동안의 인턴 생활을 한 이후 그 결과를 보고 기존 직원들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만 입사가 허락된다. 한마디로 말해 직원들을 믿고 맡기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스스로 지도록 하는 방식인 셈이다.

이처럼 직원들의 책임이 커지는 만큼 직원에 대한 성과 보상 역시 크다. 그 결과는 임원과 직원 간 급여 차이에도 영향을 미쳐 홀푸드마켓의 최고경영자 보수는 다른 포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 평균 연봉보다 훨씬 낮다. 그 외에 일반적인 미국 대기업은 스톡옵션의 70% 정도를 임원들이 보유하는 반면 홀푸드마켓의 임원들이 보유한 스톡옵션은 7%에 불과하고 93%는 직원들의 몫이다. 또한 모든 직원의 급여가 공개되고 고위 경영진의 임금을 평균적인 직원 임금의 19배로 제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렇다면 앞서 소개한 기업들처럼 행복한 일터, 꿈의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 이를 위한 노력은 우리에게 익숙한 고정관념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에 익숙한 여러 경영 방식들 중에는 동질성과 효율성이 중요한 비교 우위 요소였던 대량생산 체제 시절에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여서 일해야 생산성이 높다고 믿는 믿음이나 직원들을 관리와 감독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 조직 운영과 경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최고경영자(CEO)와 일부 임원들에게 집중돼야 하고 그에 따른 보상 역시 더 커야 한다는 선입견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소개한 세 회사는 바로 이런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한 회사들이다. 셈코는 사람마다 일하기 좋은 최적의 시간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했고 조직의 계층이 개인의 창의성을 억누른다고 느꼈던 고어의 창업자 빌 고어는 수직적인 공식 계층을 지양하고 구성원들이 서로 알 수 있도록 보다 친밀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즉, ‘행복한 기업’,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기업 구성원들을 관리하고 감시해야 할 미성년자들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때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성숙한 존재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펌: 한국경제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