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읊조리고 기록하고 마음에 새기다 /일상의 단편과 에세이

# 내인생


이미지형 SNS가 유행이다. 


이미지형 SNS는 인스타그램이나 폴라처럼 특정 주제의 사진/이미지를 통해 사람들이 소통하고 검색하게 하는데, 주로 해시태그(#)라는 것을 통해 각 이미지 키워드들이 연결된다. 


검색창에 해시태그를 앞에 단 후에, 키워드를 누르면 

해당 키워드 주제와 관련된 수많은 이미지들이 스마트폰의 창을 가득 채운다. 


가령 '# 오늘 뭐 먹지'로 검색을 하게 되면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먹방 이미지들이 노출되고,

어떤 음식을 먹을지 고민인 나는, 

수많은 이미지 중 관심이 가는 이미지를 클릭하여 그 음식을 파는 식당을 찾아가던지, 

다른 사용자가 올린 레시피를 참고하여 요리를 해먹으면 되는 것이다.


# 맛집, # 패션, # 여행, # 영화.... 

해시태그와 함께 어떤 검색어를 넣어도 

각양각색의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 이미지들이

검지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아무리 위로 밀어 올려도, 끝이 없이 범람한다.  


문득,

# 내 인생 

이라고 검색하면 어떤 이미지들이 보여질까 궁금했다. 


실제 스마트폰에 보여지는 이미지들 말고, 

만일, 내 인생의 사진으로 남길만한 특별한 순간들, 

그리고 이미 너무 오랜 시간들이 지나서 기억속에 흐릿하게 남아버린 찰나까지 

원할 때 마다 현재 시점에서 과거 어느 순간까지의 내 인생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SNS가 있다면

내 인생의 이미지들은 어떤 그림들로 채워지고 있을까. 


졸업, 취업, 결혼과 같이 좋은 기억으로 남겨진 인생의 대표적인 이미지들도 있겠지만,

어린시절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땡깡부리던 모습,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나의 표정과 몸짓, 

과제와 논문에 몰두하거나 한숨을 짓던 순간들과 같이 

어렴풋하게, 그 시절엔 그랬겠지 하는 찰나의 이미지들이 

어쩌면 더 많이 인생의 그림들로 채워져 있을지 모르겠다. 


# 내 인생 검색의 이미지들이 

즐겁고, 재미있고, 때로는 감동적이고, 그리고 아름다운 이미지들로 채워질려면 

결국 지금 이 순간순간의 모습들을 행복하게 누려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순간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눈빛과 표정에서 충분한 정서적 만족감이 느껴진다면 

그 찰나의 이미지는 더욱 기억에 남을만한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다.  


요사이, 

내 스스로가 만든 불만족감을 주변 환경 탓으로 돌렸던 것을 반성한다. 


찰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목표와 열심이 중요한 가치라는 핑계를 대며 

소유와 성과에 대한 욕심이 결핍을 불러일으켜 부족함의 원인을 찾게 만든 것 같기도. 


정답은 늘 지금 이순간, 여기에 있는데, 

다른 곳에서 답을 찾으며, 스스로를 괴롭혀왔다. 

 

시간은 찰나이지만 행복은 영원하다. 

소유는 결핍을 불러일으키지만, 감사는 넉넉함을 가져온다.   


세상이 뭐라고 이야기하든, 순간을 살며 영원을 바라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늘 감사의 이유들을 찾고 싶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며, 

우리가 함께 경험하는 이 인생이 진정한 천국이라는 감동적인 깨달음을 경험하고 싶다. 


어느날 문득, # 내 인생이라고 검색했을 때 

순간이 모여 영원을 이루듯, 작은 행복들이 모여 천국의 삶을 경험하듯 살았던, 

그런 이미지들이 나와 우리의 삶에 한가득 채워져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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