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읊조리고 기록하고 마음에 새기다 /일상의 단편과 에세이

애도(愛度)2(110316)


어느땐가부터

사랑이라는 것은 감정이라기 보다는 결단이였다.

 

일단 결단을 내린 후에는,

희생과 헌신이었다.

 

내가 믿는 그분께서 사람을 감정으로 사랑하지 아니하고

결단과 무한한 믿음으로 , 심지어 목숨까지 내어놓으셨듯이.  

 

내가 나이길 포기하고

내가 그 사람이 되는 과정이었다.

 

그러다가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힐때면

그 한계에 대해 매순간 자문하곤 했다.

 

그리고 나중에 올지 모르는 이미 예견된 시퍼렇게 날선 감정들을 뒤로한채  

다시 더 깊은 헌신의 올무를 스스로에게 씌우곤하였다.

 

이러한 과정들이 반복되다가, 어느순간에는

어느 영화에서 처럼  '킥'을 외치며 꿈에서 깨어나는 것 처럼

스스로 씌운 올무를 벗어나

나라는 사람의 중심으로 돌아오게 되는 때가 있다.

 

사랑을 받은 이가

사랑을 주는 이의 마음을 다시금 채울 때

사랑을 주는 이는

새로운 올무를 씌워 채워진 사랑을 아낌없이 비워낸다.

 

사랑을 받은 이가

사랑을 주는 이의 마음을 덧없이 비울 때

사랑을 주는 이는

올무에서 벗어나 비워진 마음을 다음의 더 깊은 사랑으로 채워낸다.

 

결단으로 시작한 사랑의 올무가

결단으로 끝이 나는 순간

그제서야, 사랑을 받은 이의 마음속엔 

푸른 멍자국이 피어오르며 담을수도 없는 사랑의 향기만 만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