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읊조리고 기록하고 마음에 새기다 /일상의 단편과 에세이

창의력의 원천


적어도 서른 전까지의 내게 창의력의 원천은 '낯선 곳으로 나를 던져두는 것' 이었다. 


낯선 환경과 상황으로 부터 오는 체험은

낯선 기분과 감정을 가져다주었고, 

각인된 정서는 시간에 기대어 또 다른 나를 만나게 해주었다. 

나에 대한 이해는 타인에 대한 이해로 확대되고, 세상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서른 이후, 

내게 창의력은 원천은 '익숙한 것을 낯선 것으로 보는 것' 인 것 같다. 

늘 지나왔던 버스정류장도, 길가에 나무도, 

매일 같이 드나들던 회사 건물도, 사람들의 표정도, 

무심코 지나치던 모든 소리들도 

낯선 시선을 던지는 순간, 때로는 경이롭다.  

늘 그래왔던 무심함에 약간의 관심을 올려놓으면 신기함이 되고 깨달음이 된다.    


얼마전에 읽은 박웅현씨의 '책은 도끼다'에서도 

하늘이나 바람과 같은 세상의 모든 것들은 사실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는데, 

우리가 단지 듣지 못할 뿐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그러고 보면, 세상과의 대화라는 것은 스스로를 비롯하여 주변의 익숙함을 

낯선 것으로 보는 인식에서 부터 시작하나보다.

 

창의력의 원천은 나를 비롯한 세상과의 끊임없는 대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