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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풍성하게 /듣고-

1974 Way HOME_Mondo Grosso

 

 

 

 

음악을 통해 생각나는 시간과 장면들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음악이 그때를 추억하게 하는 건지,

아님 그때의 추억이 음악을 다시 곱씹게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Mondo Grosso의 1974 Way HOME은 내게 그런 음악이다.

가만히 이어지는 피아노 선율에 귀를 기울이노라면 어린 시절 추억과

내가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끼는 찰나의 풍경들이 가슴에서 부터 뭉게구름 처럼 피어올라

머리끝에 내려앉으면서 조금 멍한 눈빛으로 지나간 시간들을 회상하게 한다. 

 

보라색 꿈, 늘어난 테이프, 사각사각 연필소리, 노란불빛 스탠드 밑에 바래진 수첩, 조그맣고 오래된 목재 의자,

새벽녘 달리기, 금방이라도 만날것 같은 설레임, 점심시간 운동장 축구, 어스름한 저녁 학교 농구장,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 노란 우산, 상쾌한 풀냄새, 이슬을 감싸안은 도서관 앞 벤치, 150원짜리 자판기 커피,

자작나무 숲 사이로 달렸던 시베리아 기차, 백야현상 덕분에 수평선 위에 걸쳐있던 태양, 연두색 하늘...

 

서로 관련은 없지만 각각 떨어져있는 무수한 기억과 추억들이

마치 각기 다른 색깔의 퍼즐조각처럼 흘러들어와 이 음악안에서 춤을 추며 한 그림으로 엮여진다.  

 

그리곤 이렇게 묻게 되는 것이다.

 

'그대, 그리고 나.

 우리 잘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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