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읊조리고 기록하고 마음에 새기다 /일상의 단편과 에세이

십자가의 소망(110309)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이길래 다시금 이런 감정의 골짜기로 내모시는지 모르겠다. 달라진줄 알았는데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난 약하고 그저 작은 바람하나에도 요동치기 쉬운 작은 종이배 같다. 강하고 담대해졌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하나님께서는 다시 흔들어 나를 일깨우신다. 폭풍처럼 강하고 위대한 힘이 나를 만지며 나의 연약함을 자각하게 하신다. 모든것을 십자가에 던져 못박고 싶다. 십자가에 온전히 내가 굴복하길 원한다. 내자신이 완전히 죽고 오직 그분의 향기만 내안에 피어나길 소망한다. 텅빈 공간에 바람이 불어와도 그 크신 사랑안에서 따뜻함과 평안함을 소유하고 싶다. 그 사랑이 내안에 넘치고 넘쳐 퍼내고 퍼내어도 내안에 갈급함이 없고 더욱더 풍성하게 채워지는 역사를 경험하고 싶다. 더보기
에필로그(110220) 거의 두달간의 연수가 끝이 났다. 교육담당자로서의 내 첫 눈길과 손길, 호흡이 닿은 귀한 인연들. 무수하게 쏟아지는 별빛 하늘 아래 추위속에 아름답게 수를 놓았던 그날밤 길게 이어진 행렬들 처럼 내 마음속에도 그 반짝이는 눈빛들이 알알이 박히어 지지 않는 별이 되어 박힌다. 뿌듯하고 기특하고 아련하고 애틋하지만 두렵다. 상처받을 마음들이 두렵고 상처받은 마음에 어느 누구하나 덮어주지 못할까봐 두렵다. 반짝이던 눈빛들이 빛을 잃어 식어갈까봐 두렵다. 그러한 마음들에 넌지시 작은 몸짓과 눈길에도 귀 기울이며, 혹여 그래도 내겐 이야기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나를, 이런 나를 잊을까봐, 그게 두렵다. 더보기
상실, 그 귀한 열매를 위하여 (110101) 서른이 되었다. 나는 아직 갈 길이 먼 어린 아이인데 세상은 나더러 이제 그 길에 내온 나의 발자국을 따져 나란 사람을 가늠하며 이제 어른이라 한다. 낮은자가 되고자 했으나 매순간 높은 곳에 오르려 한 내 자신을 발견하였고, 넉넉한자가 되려 했으나 내 소유를 헤아려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탐욕스런 나를 보았으며, 영원의 눈을 가진 자가 되려했으나 순간의 욕망에 못이기는 어리석은 나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다만 감사한것은, 상실의 과정이 곧 성숙의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는 것. 올한해는 더 많이 잃고,더 많이 나누어줌으로 풍성함을 누리는 한해이길 소망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