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읊조리고 기록하고 마음에 새기다 /일상의 단편과 에세이

세상과의 소통

'청심환'이라는 청춘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얼마전에 방문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와 서촌에서도 소상공인들의 재미있는 아이디어 상품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였는데, 오늘 방문한 청심환 페스티벌에서도 각양각색의 다양한 아이디어 소품들이 모여있는 플리마켓이 눈길을 끌었다.

 

어찌그리 재능들이 뛰어나고 아이디어들도 톡톡 튀는지,

요즘 자신의 재능과 아이디어로 작은 사업을 시작하는 젊은 사람들의 감각과 창의력에 깜짝 놀라는 한편 너무나 부러운 마음이 든다.

 

어렸을 적 부터 내가 늘 부러운 마음이 들었던 친구들은 손재주가 있었던 친구들이었던 것 같다. 그림을 잘 그린다거나, 만들기를 잘한다거나... 지점토나 찰흙으로 뚝딱 그럴싸한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친구들을 보면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DNA(?)를 가지고 있는 그들을 경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곤 했던 것 같다.  

 

 

페스티벌에서는 몇몇 연사들의 강연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가 이어졌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남해의 봄날' 대표님의 강연이다.  

 

 

서울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기획과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했던 대표님이 작은 마을 통영에서 직원4명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작은 출판사, 남해의 봄날. 대표님의 강연은 '주체적인 삶'에 대한 것이었고, 그러한 철학이 출판사에도 반영이 되어 소신을 갖고 용기있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모습, 지역에 애정을 담아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고 계셨다. 서점이 없던 통영에 작은 책방을 만들어 책방 바로 옆집 할머니가 가장 자주 찾아오는 단골이 될만큼, 지역사회 안에서 문화를 전파하고 공유하는 일도 남해의 봄날이 하고 있는 작지만 의미있는 일이었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작은 서점을 내어 그 안에서 책과 관련한 토론과 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꿈꾸고 있는데, '남해의 봄날'이 나의 소박한 꿈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조만간 가능한 빠른 시일내로 통영에 찾아가 시간을 넉넉히 즐기며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질문과 답을 주고 받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대표님은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책이 가장 진정성있게 소통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책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고 이야기하셨다.   

 

생각해보면 세상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모두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는 그림으로, 누구는 음악으로, 또 누구는 춤으로... 플리마켓에 나와있던 많은 청춘들도 자신의 재능에 따라 각자의 철학을 담아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세상과 소통하고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세상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을까.

 

비록 손재주는 없지만, 다행히 내게는 프로세스를 읽어내는 안목과 정보를 엮어서 재해석해내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다른사람에게 남보다 쉬운 말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내는 능력이 그래도 남들보다 조금은 나은 것 같다. 회사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기에 아무래도 '말'과 '글'로 주변사람, 그리고 세상과 소통할 일이 많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은 나의 말과 글을 무슨 내용을 담아 어떤 방식으로 옮기느냐 일 것이다.

 

아니, 그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질문은 아마도 이런 것이겠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까.

내가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30대 중반(?)이 되면서 인생의 방향과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서 생각이 깊어진다.

회사에서나 개인적으로나 다양한 기회들이 주어지고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그러한 일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의미있는 여정을 위한 의미있는 시도를 하고 깊이있는 되새김질을 해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