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읊조리고 기록하고 마음에 새기다 /일상의 단편과 에세이

프레임을 바꾸는 학습 방법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여 그곳에서 존재로서의 진화와 발전을 꾀하는 일은 상당한 고통을 수반한다. 그 동안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프레임을 적용하기 위해서 이전에 갖고 있었던 프레임을 철저하게 깨고 부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새로운 프레임이 요구하는 생존 방식과 삶의 체계를 익혀야 하는 탓이다. 학습을 기존의 프레임에서 앎을 통한 새로운 프레임으로의 전환이라고 보았을 때, 그러한 전환의 과정 속에서 학습자는 당연한 것을 낯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당연한 것을 낯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그 자체로 문제를 발생시킨다. 기존에 있던 지구와 태양의 사고관에 대해 의심을 품은 갈릴레이, 떨어지는 사과를 통해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 등, 기존의 관습에 낯선 시선을 던진 이들은 곧 사회로부터 갈등과 삐걱거림을 불러일으킨다. 이들의 시선은 기존의 사고에 저항하는 도전이요, 질서화된 사회를 무질서하게 만드는 아노미(anomy)로 여겨지기도 한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새로운 프레임을 받아들여 진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위한 고통이 필요한 법. 기존에 없던 지식과 개념의 체계를 넘어 새로운 미지의 영역을 앎의 영역으로 바꾸어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일은, 이처럼 당연한 것을 낯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시선과 노력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일상의 삐걱거림이요, 새로운 의미 부여를 통한 엔트로피에 맞선 네겐트로피의 과정이요, 기존의 삶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오더(order)의 회복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인간이 사회 속에 거하고 그 사회의 규범 안에서만 모든 사고와 행위의 범위가 결정되는 필연의 구조가 어느 사회 (또는 사회 구성원) 에나 적용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 구조 안에서 개인은 끝없는 네겐트로피의 과정을 통해 우연을 창조 할 수 있다. 구조는 필연적이지만, 그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힘, 그러한 것을 자유라고 하였을 때 그 자유를 얻을 수 있는 힘은 당연한 것을 낯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으로 부터 시작되는 학습에서 나올 수 있다.

 

진화된 새로운 프레임으로 발전하고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자유를 얻기 위해서 학습자는, ‘매사문(每事問), 시예야(是禮也), 시구야(是丘也) ‘ 의 태도를 지녀야 한다. , 매사에 대해서 묻는 것을 습관화 시켜, ritual 화 시켜야 할 것이다. 일상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그것의 존재론적 이유를 탐구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나름의 질서를 정리하는 것. 이것이 바로 관계론적인 학습의 방법이요, 새로운 프레임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학습자의 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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