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읊조리고 기록하고 마음에 새기다 /일상의 단편과 에세이

온유함

 

요즘 나에게 들어온 새로운 키워드가 있다.

 

온 유

 

온유하면 먼저 부드럽고 자상하고 절대 화낼 것 같지 않은 온화한 이미지가 먼저 연상된다.

 

물론 온유한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그러한 것으로 보이기 쉬우나 그러한 성향이나 성격이

온유함을 표현하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어제 다녀온 교회 수련회에서

나와 새가족반에서 함께 원투원을 하였던 한 형제가 나에게 이런말을 하였다.

'지훈형제는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참 부드러운 것 같고 온유함의 은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물론 서로를 격려해주는 나눔의 시간이었고,

그는 내가 일대일로 맡은 새가족이었기 때문에 더욱 나의 보살핌과 관심을 받았던 터라

너무나 내게 감지덕지한 칭찬을 하였겠지만,

 

그말을 듣는 순간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과 함께 얼굴이 화끈거릴만큼 부끄럽다는 자책감도 느껴졌다.

 

고백하건데,

내가 아는 나의 모습은 사실 그렇게 부드럽거나 온화한 성격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성격도 급한편이고 때로는 감정에 휩싸여 '욱'하는 성질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나인데,

그에게 내가 그렇게 비춰줄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오늘 리더 성경공부 시간에

구약 족장시대의 인물들을 다루며

전도사님께서는 이삭을 두고 매우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이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온유라는 것은

'하나님께 길들여진 상태'라고 정의하셨다.

 

아.. 내가 하나님께 길들여져서 그렇구나.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조금씩 나를 길들이시고 계셨던 모양이다.

그 섬세함으로 나를 만지시고 나를 훈련시키시면서 조금씩 그분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나를 빚고 계신 모양이다.

 

이런 생각이 들기에 더욱 마음속에서 감사함이 느껴졌다.

 

내 부족함을 통해 그분께 더욱 감사 드리게 되고

감사함을 통하여 그분의 방식과 섭리를 깨닫게 되니

더더욱 내 자신이 낮아질 수 밖에 없기에 또다시 감사가 흘러나온다.

 

온유함이라는 것은 아마도

나의 부족함을 깨닫고 주님의 만지심을 기대하는 소망이요,  

심령의 가난함을 통해 변화를 이끄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감사와 찬양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