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읊조리고 기록하고 마음에 새기다

배움에 대한 단상 대학원에 와서 어느덧 마지막 학기를 앞에 두고 있다. HRD 수업을 제외하고는 교육공학의 기타 수업에서 졸기도 많이 졸고,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탐구 없이 과제를 수행한 적도 많았지만, 다행히 한 순간도 책을 손에서 놓은적은 없었던 것 같다. 요즘 논문 주제 선정을 위해 그동안 내가 읽은 글들과 관련 논문들을 탐독해보면 결국 학습의 목적은 인간의 '인간됨'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양한 감정과 정서를 경험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분석하고 나름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은 인간이 신의 형상을 닮은 하나의 축복이지 않을까 싶다.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에서 부터 오는 정서를 경험하고, 거기에서 오는 현상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 그리고 그 해석을 통해 이 세상과 삶을 보는 안목과.. 더보기
머무는 사람 과테에서 늘 큰 도움을 주셨던 김집사님을 오랜만에 뵈었다. 김 집사님 내외는 병원에 누워계시던 어머니를 하루가 멀다하고 보러와주시며 가족인 우리보다도 끊임없이 어머니의 팔과 다리를 주무르시며 쉬지않고 뜨거운 기도를 부어주신, 우리 가족에게 큰 사랑을 안겨준 천사와도 같으신 분들이다. 오랜만에 뵌 김집사님도 엄마를 그리워했다. 엄마가 해준 보쌈을 아들인 나보다 더 많이 드셔보셨다며 자랑을 하신다. 엄마가 일을 하셨던 과테의 회사 식당 근처에는 아직 엄마가 일군 채소와 꽃들이 무성할터. 그것들은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었고 사랑이었다. 집사님은 잠시 그 광경을 그리시 듯 지그시 눈을 감고 "보고싶다 권사님." 하신다. 문득 내가 마지막으로 본 엄마의 얼굴을 그려보려 지나간 시간을 더듬어본다. 시간을 지나가는 풍.. 더보기
성과주의 인생 또 하루가 지나가고 다시 하루를 맞이하는 시간이다. 늘 그렇고 그런 일상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절대 일상일 수 없는, 이 시간이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매분, 매초들을 버리어가며 또다른 내일을 향해 끊임없이 뜀박질 하고 있는 순간들이 지금 이 시간을 메우고 있을 터이다. 2013년도 어느덧 5월 중순이고, 봄인가 했더니 에어콘이 내뿜는 한기를 가득 안은 지하철 안에 짧은 바지와 치마를 입은 아가씨들이 즐비한, 이 계절은 여름이다. 시간이 덧없이 지나간다 라고 습관처럼 이야기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덧없이 지나가는 것이 시간인지 나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면, 더 정확히 말해 하루라는 시간을 어떻게 채우면덧없이 사는게 아닌지, 아니 덧없이 사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지. 잘 .. 더보기
온유함 요즘 나에게 들어온 새로운 키워드가 있다. 온 유 온유하면 먼저 부드럽고 자상하고 절대 화낼 것 같지 않은 온화한 이미지가 먼저 연상된다. 물론 온유한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그러한 것으로 보이기 쉬우나 그러한 성향이나 성격이 온유함을 표현하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어제 다녀온 교회 수련회에서 나와 새가족반에서 함께 원투원을 하였던 한 형제가 나에게 이런말을 하였다. '지훈형제는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참 부드러운 것 같고 온유함의 은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물론 서로를 격려해주는 나눔의 시간이었고, 그는 내가 일대일로 맡은 새가족이었기 때문에 더욱 나의 보살핌과 관심을 받았던 터라 너무나 내게 감지덕지한 칭찬을 하였겠지만, 그말을 듣는 순간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과 함께 얼굴이 화끈거릴만.. 더보기
사랑을 행하는 자 아무것도 없다. 사랑을 행하는 자에게는. 없다. 아무것도 힘들지 않다. 사랑은 자기를 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행하며 힘들어 하는 이유는 보상을 바라기 때문이다. 사랑을 행하며 부담스러워 하는 자기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행하는 자는 자신을 하나님께 드렸기 때문에 그 수고로움에서 기쁨을 누린다. - 김병년 목사님, Facebook 글에서. 더보기
학습에 대한 주관적이고 경험적인 재정의 학습에 대한 주관적이고 경험적인 재정의 이번 학기 수업 첫 페이퍼에서 학습을 ‘개인과 사회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나름대로 정의를 내려본 바 있다. 더 나은 상태를 기대하는 ‘소망’으로부터 시작되는 학습은 ‘건강한 고통’을 통해 ‘자유’와 ‘통찰력’의 선물을 허락하고 그를 통해 ‘시선’과 ‘태도’를 변화시킴으로 학습자의 ‘지경(地境)’을 확대 시킨다. 학습의 과정에서 도약을 위해 필수불가결 하게 요구되는 불멸의 과정은 고통을 체험하는 과정일 것이다. 고통의 또 다른 말은 ‘불편함’이다.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지켜왔던 사고나 행위에 새로운 의식을 부여함으로 오는 불편함,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을 벗어나 또 다른 낯선 길 앞에 선 불편함, 지금까지 섭취했던 음식과는 다른 방법.. 더보기
어머니의 선물 상실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삶이라고 누군가 이야기했다. 상실속에 주어질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역설적이게도 '평안'이다. 평안이 주어진다는 것은 상실이 그저 잃어버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채워짐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 채워짐이 우리 가족에겐 '사랑'이었다. 여기저기 흩뿌려있던 어머니의 사랑이 빛처럼 흘러들어와 보석함을 가득 채운 보석처럼 반짝거렸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어떻게든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그 사랑을 다시금 돌려드려 더욱 큰 사랑으로 채우는 일 뿐이다. 더보기
인생의 소망 열매 기업의 인사팀에서 잠시 근무를 하며 채용과 교육 업무를 해보았다는 이유로, 최근 몇 년간 이맘때쯤 되면 몇몇 후배들이 그들의 진로와 비전 문제에 대해서 내게 상담 신청을 해오곤 한다. 이제 막 스물다섯을 전후하여 그들이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고민은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라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는 부푼 꿈을 안고 설레임으로 가득 차야 마땅할 미래가 오히려 두려움이 되고 그 과정은 아픔이 되는 것이었다. 매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통적으로 내가 해주고 있는 이야기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 시간들을 통해서 나를 알아야 한다’ 라고 조언을 해준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아니, 지금도 역시 알 수 없는 미래와 채워지지 않는 현실로 - (약간의.. 더보기
경험에 대한 해석 경험은 세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원천인 동시에 기존의 경험이 다른 가능성의 문을 보지 못하게 막는 장본인도 됩니다. 경험한 대로 보이기 때문에 경험하지 못한 것은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 이해됩니다. 경험은 다른 경험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기반을 제공하는 동시에 경험은 다른 경험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다른 방향의 사유를 차단해버리는 관성과 타성을 갖고 있습니다. - 유영만 교수님, Facebook 글에서. 더보기
우리를 피로하게 만드는 '너무 많은 것들' 만병 원인은 지나치고 짙은 것… 속도와 물량 중심이 재앙 불러 결핍의 아름다움에 눈 돌려야 천박하고 허탈한 문화貧國 벗어나 생각하는 성숙 사회 만들려면 책 읽는 '성찰의 가을' 필요해 북구(北歐) 도시의 한 시장(市長)은 밤에도 낮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는 가로등을 얼마쯤 꺼버렸다고 한다. 시민에게 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별들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시인 같은 상상력을 가진 시장이었던 것 같다. 밝은 가로등이 시민의 안전과 범죄 방지를 위한 것임을 잘 알지만 그는 낮 동안 지친 시민들이 밤의 광활한 신비를 느끼고 별을 보는 것이 더 행복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리라. 살인적인 폭염과 태풍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다. 올림픽 메달의 환호도 가고 바야흐로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다. 폭염도 태풍도 과다(過.. 더보기